조성 및 특징

Development of gudeuljangnon rice paddy

조성배경
구들장논은 말이요

청산도 구들장논은 돌이 많은 척박한 자연환경 조건을 극복한 농경활동의 산물입니다. 청산도 주민들은 예부터 돌을 사용하여 주택과 창고, 돌담을 만들었습니다. 구들장논 또한 돌을 쌓아 석축을 만들었고, 농작물의 해풍 피해를 막기 위해 낮은 밭 돌담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처럼 돌을 쌓는 청산도의 적석문화(積石文化)는 구들장논 탄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 후기(16세기 말)부터 청산도의 입대조(入代祖)인 부흥리 함양박씨, 양지리 안동권씨, 지리 김해김씨, 청계리 충주지씨 등 완도뿐 아니라 해남, 강진, 장흥 등 외지 사람들이 섬에 이주 정착하였습니다. 이후 섬 내 인구 증가로 양곡 생산을 위한 논, 밭이 더 필요하게 되었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파른 골짜기까지 구들장논을 만들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구들장논의 역사는 양지리 입대조 후손이 현재 17대(1대는 약 25년)이므로 400년 이상 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991년도 목포대학교 연구팀이 발행한 '도서문화'에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부하인 함양 박씨가 부흥리 지역에 터를 잡으면서 구들장논 조성이 시작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983년에 발행된 '전남도정'에 의하면 1610년 제주양씨가 구들장논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청산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1940년대까지 구들장논을 조성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따라서 청산도 구들장논은 17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지속해서 조성·이용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구들장논은 한국 전통 난방법인 온돌(구들)과 유사한 구조를 보입니다. 온돌 구조에서 아궁이와 구들돌이 열전달과 불의 세기를 조절한다면 구들장논은 통수로와 판석 형태의 돌이 물의 양과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구들장논은 상류지역 수원의 물이 상부 논에서 하부 논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연속적인 계단 형태를 띠며 논에 필요한 용수를 관개합니다.
구들장논은 청산도 내에서도 사질토양이 발달한 동부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물의 활용이 용이하도록 내부구조가 층을 이루어 조성되어 있습니다.

구들장논의 하부 구조인 '석축'은 크고 작은 돌을 성기게 배치해 돌을 경제적으로 사용토록 축조 되었습니다. 논의 앞쪽 석축은 토양층이 무너지지 않게 토양층보다 약간 높게 쌓고, 높이는 평균 1~1.5m이며 높은 곳은 3m까지도 나타납니다. 경사가 심한 곳은 석축 중간 부분에 평평한 돌을 놓고 그 윗부분의 돌을 한단 안으로 들여쌓아 올림으로써 석축의 무너짐을 방지하는데 이를 '중대'라고 합니다.

구들장논 단면도
구들장논 단면도

석축 하부에는 '통수로'라고 하는 수구형 배수구조가 나타나는데 이는 물의 흐름을 고려하여 석축 하부 또는 중간에 물이 빠지는 공간을 확보하고 그 위에 판석형태의 돌(구들)을 얹어 정방형으로 조성하였으며 보통 3~10m 깊이로 뚫려있습니다. 통수로 앞에는 '샛똘'을 놓아 좁은 수로로 물길을 돌리는데 흘러내려 온 물을 하부 논에 채울 때는 샛똘을 열고 논에 물을 대고 물을 댈 필요가 없을 때는 물길을 막아 흘려보냅니다. 또한, 상부 논의 통수로에서 바로 하부 논으로 흘려보내는 '수직 통수로(수직수구)'가 나타나는 곳도 있습니다. 통수로는 논이 있는 곳의 수량과 물의 흐름에 따라 위치와 개수, 크기가 모두 다르게 나타납니다.

구들장논의 하부석축 위에 용수침탈을 막고 논에 물을 잡기 위한 '혼합토층(밑복글)'을 조성합니다. 이는 작은 돌과 흙을 혼합하여 약 20~30cm로 깔고 물을 넣어가며 괭이나 삽을 이용해 밟거나 다진 층으로 물이 아래로 빠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혼합토층 상부에는 작물의 생육을 담당하는 토양층인 '표토층(윗복글)'을 조성하며 약 20~30cm의 흙을 덮습니다.
청산도 구들장논은 외형적으로 일반 계단식 논과 유사한 형태를 보입니다. 그러나 일반 계단식 논은 논으로 유입된 용수가 지표면으로 용·배수되고 논의 기초 부분에 흙과 돌을 섞어 단을 형성했지만 구들장논은 용·배수를 위한 지하 관개구조인 통수로 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구들장논 단면도

수직수구에 의한 관개관리

석축 ‘중대’

석축 ‘중대’

청산도 구들장논과 일반 계단식논의 차이점
구분 일반 계단식논 청산도 구들장논
분포 지리산 및 경남 산청군, 함양군 일원
남해 해안 일부지역 및 기타 산간내륙 일부지역
전남 완도군 청산면 전역
(부흥리, 양지리, 상서리 일대 집중 분포)
위치 주로 산악지역이나 경사지에 분포
조건불리지역에 주로 위치
일반 계단식 논과 동일
외형 계단식논의 형태, 지표 용·배수로 구조
기초 부분이 흙과 돌로 조성되어 있음
계단식논의 형태, 통수로 존재
기초 부분이 주로 돌(구들)로 조성되어 있음
내부구조 주로 흙에 사용
지하에 특별한 구조물은 없음
주로 구들장을 사용
돌기둥 및 구들장 구조가 발견
관개시스템

일반 논은 유기물 분해 억제와 지력유지를 위해 논에 물을 저류하는 형태를 형성하기 유리한 반면 청산도 지반은 사질토양으로 물 빠짐이 심한 한계를 지닙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개용수 침투율이 낮은 식토층(0.05cm/hr)을 표토 아래 조성하여 물을 저류하는 능력을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일반 논은 단일 관개를 사용하지만 구들장논은 '연속관개'를 사용합니다. 연속관개는 물의 과잉공급이나 비료 성분의 용탈, 차가운 용출수 유입에 의한 농작물 냉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규모 수리시설과 선형의 수로를 구들장논 곳곳에 설치하였습니다.
구들장논은 일반 논과 달리 용·배수를 담당하는 통수로, 수직수구 등 중간낙수방식을 활용합니다. 중간낙수방식은 상부 논에서 배수된 물을 하부 논에 재이용할 수 있어 관개용수가 절약됩니다.

또한, 상부 통수로를 개폐함으로 농작물의 종류에 따라 공급되는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논의 하부층에 형성된 배수통수로는 물웅덩이를 만들어 한발(旱魃) 발생에 대비한 수원공(水源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상부 논에서 하부 논으로 흘러가는 용수를 2~3개의 물길로 둘러 흐르게 하는 '보조수로(샛똘)'는 통수로 앞에 설치하고 물 온도를 높여 농작물의 냉해를 방지하였습니다. 통수로는 매년 농번기 전에 용·배수 기능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수하였습니다.
이상의 비교를 통하여 청산도 구들장논의 개념을 정의하면, 경사지에 돌로 구들을 놓는 방식으로 석축을 쌓고 흙을 다져 만든 논으로서 상부 논에서 집수된 물을 암거(수로)를 통해 하부 논으로 배수하여 농업용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연속관개구조의 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산도 구들장논과 평야지역 논의 관개시스템 차이첨
구분 평야지역 일반논 청산도 구들장논
위치 지형이 평탄한 평야지대 지형이 경사진 중산간지역, 골짜기
관개수원 대규모 농업용 저수지 천수에 기반한 임시적인 소규모 보(洑)
관개방식 배수문 설치, 기계배수방식
단일관개배수 시스템
경사면에 의한 자연배수방식
연속관개배수 시스템
특징 관개용수의 높은 침투율
다량의 관개용수 필요
관개용수의 과잉공급
비료성분의 용탈 및 유실
농작물 냉해 발생
용수의 침투를 막기 위한 식토층 형성
관개용수의 저류 용이
소량의 관개용수를 이용한 경작 가능
필지별 다양한 농작물 파종 가능(답전윤환 용이)
차가운 용출수 차단을 통한 냉해방지